성명서/입장문

[성명서] 2019년 3월 10일 이윤보다 생명을 생각하는 사회를 소망합니다. - 소아 심장병 수술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를 마주하며

최재호
2019-08-23
조회수 285

이윤보다 생명을 생각하는 사회를 소망합니다.
- 소아 심장병 수술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를 마주하며

지난 2017년 9월, 국내에 소아용 인공혈관을 공급해오던 고어 앤 어소시에이츠(Gore & Associates, Inc.)가 국내 인공혈관사업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대한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2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고어 사의 인공혈관 제품의 보험가 를 기존 가격의 20% 이상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이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로 부터 1 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 남아있던 인공혈관 재고조차 모두 떨어져 당장 이번달부터 우리나라 심장병 환아들이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공 혈관은 선천성 심장병 치료 수술에 꼭 필요한 필수 재료입니다. 이번 사태처럼 혈관이 없 어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후유증도 심각해 심한 경우 수개월 내에 사 망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4000명의 선천성 심질환을 가진 신생아가 태어납니다. 이 중 인공혈관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수술은 2017년 기준 약 100건 이 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급 중단 사태는 매우 치명적인 일입니다.

이와 같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낮은 보험가격 책정으로 인한 사기업의 재료 공급 중단 사 태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 간암치료제 리피오돌 공급사인 프랑스 제약회사 게르베코리아 역시 정부가 책정한 낮은 보험가격에 항의하며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2011년에는 미국 제약회사 올림푸스에서 위암 내시경 수술 기구 가격 책정에 항 의하며 공급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태들은 결국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 는 협상에서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게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를 마주하며 우리는 고민합니다. 한정된 의료 보험 재원 아래 정부와 기업은 끊임없이 마찰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갑니다. 이 사태에서 의료계가 정부 당국의 낮 은 보험가격 책정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 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반쪽짜리 답안 일뿐임을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보험가격을 다시 높이는 방안 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어사는 인조혈관 공급 재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하지 않고있 는 상태입니다.

의료의 본질이 산업이 아니라 복지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며, 저희는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가치를 말하고자 합니다. 저희 학생협회는 배운대로 본대로 말하며 행동하겠습니다.

2019년 3월 10일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