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입장문

[성명서] 2013년 4월 12일 ‘현실을 고려한 제도적 접근이 이루어지기를 -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 반대’

관리자
2015-02-15
조회수 632

 ‘현실을 고려한 제도적 접근이 이루어지기를 -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 반대’ (2013.4.12)

유난히 의료계 이슈가 많았던 올해 .  하나의 뜨거운(?) 법안이 시행 되었습니다. 분만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 병원 측에서 보상금의 일부를 부담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 제도’가  주인공이었는데요.  역시 미래의 의료인들로서 묵과할  없는 문제였습니다.


[성명서]

지난 8일, 분만에 한해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기관이 보상금 재원의 30%를 분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분쟁조정법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제도가 시행되었다. 이는 “사회생활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은 자는 그 수익활동에 수반한 손해에 대해 항상 책임을 져야 하며, 또한 위험한 시설을 소유, 이용하는 자는 해당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무과실책임주의에 기반한다.

하지만 분만의 경우, 위험성 자체는 ‘환자의 상태’에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병원이나 의료기기 등에 있는 것이 아니다.따라서 우리나라 민법의 과실책임주의상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보상해야 할 근거는 없다. 또한 건당 47만9000원의 반려동물 분만보다 낮은 산부인과 수가를 생각한다면 의사가 상시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할 만큼 ‘막대한 이익’이 있다는 주장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최근 5년 사이, 산부인과 고유의 분만을 담당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66%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종합병원급에서도 재정 적자를 이유로 2008년 대비 27개 병원(17%)이 분만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극심한 산부인과 기피현상으로 인해 2011년 우리나라의 모성사망비가 여성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이슬람 국가(쿠웨이트 14명, 아랍에미리트 12명)보다 높은 것이 바로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현주소이다.

지난 2월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전국 수련병원 인턴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산부인과에 대한 학문적 관심에 54%의 인턴이 긍정적으로 답하였으나 49%의 인턴이 의료 소송의 위험성 때문에 산부인과를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에게 법적인 올가미를, 원죄적 책임을 강요하는 이번 법안은 이미 열악해진 대한민국의 분만 인프라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에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게될 미래 의료인으로서 정부가 눈앞에 닥친 국가적 위기상황을 직시하길 바라며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에 큰 유감을 표한다.


2013. 4. 12.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

0